인간은 먹고 숨 쉬는 동안 환경과 접하면서 많은 외부 환경 물질에 노출된다. 이러한 물질 중 질병을 야기하는 것들에 대해서는 방어 작용이 나타나게 되는데. 이를 면역이라 한다. 즉 면역은 외부 물질을 인식하고 그것에 반응하는 것을 의미하며, 여러 가지 기전으로 병원체에 의한 질병의 발생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면역기전은 체내로 침입한 외부 물질을 제거하거나 또는 대사시킴으로써 영향력을 없애주어 신체의 손상을 막고 보호하므로, 이러한 면역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신체에 질병이 나타나게 된다. 그러나 면역반응이 항상 신체에 유익한 것만은 아니다. 면역반응이 일어나는 동안 신체조직이 손상될 수도 있고 또한 신체에 해로운 물질이 아닌 것에도 반응을 일으켜 문제가 되기도 하는데, 자가면역질환이나 알레르기 반응이 이러한 범주에 속한다. 그러므로 면역은 결핍에 의해서도 과잉에 의해서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1. 면역
면역반응은 외부 조직, 독소 또는 신체에 유해한 병원체, 세포 등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나타나는 모든 방어적 반응을 말한다. 면역은 그 반응이 비특이적 또는 특이적 반응인지에 따라 내재 면역과 적응면역으로 구분된다. 외부에서 침입한 병원체는 일반적으로 초기에 내재 면역 반응에 의해 제거되며, 이것이 특이적 면역시스템인 적응면역을 자극하여 나머지 병원체 제거에도 영향을 준다. 어떤 병원체는 내재 면역에 의해, 또 어떤 병원체는 적응면역 시스템에 의해 제거되며 두 시스템은 상호 작용을 통해 그 역할을 하게 된다.
2. 내재 면역(Innate immunity)
내재 면역은 선천성 면역이라고도 불리며 감염에 대하여 비특이적으로 방어하는 것을 말하고 해부적 방어벽, 생리적 방어벽, 포식작용, 염증반응이 여기에 속한다. 해부적 방어벽은 외부 병원체에 대한 일차 방어선으로 상피조직의 장벽, 즉 피부와 점막 등을 말한다. 점액층이 미생물을 잡아 체내에서 그들의 움직임을 방해하는 등 대부분의 병원성 미생물이 체내로 침투하지 못하도록 대항하는 훌륭한 물리적 장벽으로 작용한다. 감염에 대비한 생리적 방어벽은 온도, pH, 그리고 여러 세포에 존재하는 물질 또는 분비물일 등이 작용하는 것을 뜻한다. 라이소자임 같은 가수분해효소가 세균 세포벽의 펩티도글리칸을 손상하고, 피부의 피지선에서는 지방이 분비되어 지방산으로 분해되고, 이것이 pH를 낮게 하여 세균의 성장을 저해하는 것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또한 그 밖에 눈물, 소변, 치매가 등을 이용한 세척에 의해, 또는 위산 등을 이용하여 신체는 병원체로부터 보호되기도 한다.
이차적인 비특이적 방어는 포식작용, 염증반응 등에 의해 진행될 수 있는데 비특이적 면역에는 대식세포, 단핵구, 자연살해세포, 다형핵백혈구 등이 관여하며, 모든 항원과 빠르게 반응하여 병원체를 없애거나 수를 줄인다. 이러한 비특이적 방어는 지속적 노출에 의해 그 반응이 증가하거나 향상되지는 않지만 빠른 속도로 일어나며 대식세포, 단핵구, 호중구와 같은 식세포는 자신의 표면에 있는 수용체에 의해 병원체를 인식하여 포획하고 소화하며 반응한다. 또한 다른 면역반응에 관여하는 세포들은 침입한 미생물을 죽이거나 감염을 차단하게 하며 감염된 세포는 용해성 화학물질을 분비한다. 예를 들어 비만세포는 히스타민을 분비하여 피부에 염증을 일으키고, 보체라는 혈장단백질로 구성된 면역 물질은 박테리아 세포막에 구멍을 뚫어 미생물을 죽게 한다. 또한 각 면역 관련 세포가 분비하는 사이토킨은 세포와 세포 간의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여 면역반응을 일으키게 한다.
3. 적응면역(Adaptive immunity)
내재 면역으로 병원체가 제거되지 않으면 적응면역 혹은 획득면역이나 후천성면역이라고도 불리는 특이적 면역반응이 작용한다. 이때 면역반응은 항원과 항체의 반응을 통해 방어기전을 발휘하게 되는데, 항원이란 세균, 바이러스, 세포, 큰 분자 아니나 표면에 있는 작은 생화학적 물질로 위험한 병원균이나 비정상적인 세포를 인식하는 면역시스템이 나타나도록 하는 물질을 말한다. 항체는 항원에 대항하여 형성된 단백질이고, 항원과 항체가 결합함으로써 병원균의 작용을 방해하고 또는 다른 세포가 그들을 파괴하도록 한다. 특이적 면역반응에서 각 특정 항원에 대해 반응하는 림프구에는 B세포와 T세포가 있다. B세포는 골수에서 생성, 성숙하고 항원이 들어왔을 때 활성화되어 항원 특이적인 B세포를 증가시키고 항체를 분비하는 형질세포로 분화된다. T세포는 골수에서 생성되어 흉선에서 성숙하고 항원을 인식하면서 활성화된다. T세포는 기능적 측면에서 세포독성 T세포와 보조 T세포로 구분된다. 이들 세포는 비슷한 것들과 반응할 수 있고 처음 항원에 노출된 후 반응이 일어나기까지 시간은 걸리나, 최초 노출에 의한 기억세포 형성으로 지속적인 노출 시 반응이 빨라져 재감염 시 사람을 신속히 보호한다. 특이적 면역은 크게 체액성, 세포성, 면역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체액성 면역은 B세포가 항원에 대해 활성화되어 형질세포가 되면서 항체를 생성하는 반응이다. 항체는 체액을 통해 순환하므로 체액성 면역이라 한다. 병원체가 침입하면 B세포가 이들 병원체를 항원으로 인식해 항체를 생산하여 파괴한다. B세포의 일부는 기억세포로 남아 있어 같은 항원이 들어오면 즉각 증식하여 면역글로불린이란 당단백질 형태의 항체를 대량 만들어 능동적 면역을 수행한다.
세포성 면역은 주로 T세포가 체내에 진입한 병원체에 감염된 세포나 암세포를 사멸시키면서 수행되며 그 외에 자연살해세포, 대식세포도 세포성 면역을 수행하기도 한다.
특이적 면역은 능동면역과 수동면역으로 나뉜다. 능동면역은 스스로 면역세포를 합성하는 것이고, 수동면역은 항체나 면역세포를 다른 곳에서 받는 것을 말한다. 이는 또한 자연면역과 인공면역으로도 나눌 수 있는데 능동 자연면역은 감염되어 면역반응이 생기는 것, 능동 인공면역은 백신에 대해 면역반응이 생기는 것, 수동 자연면역은 엄마로부터 태아에게 항체가 전달되는 것, 수동 인공면역은 한 유기체에서 생성된 항체나 면역세포가 다른 개체로 전달되는 것이다.
댓글